2009년 6월 28일 일요일

일기. 김.혁 근무중 취침 - 어떻게 할까(잘못을 했을 때 지적하는 방법), 법에 대한 생각(사회구성원의 합의에 의해, 법의 절차대로 진행될 수 밖에)

아침에 올라가서 보니 김.혁이가 앉아서 자고 있다. 아침에 저쪽 무명무덤에 가서 바람 좀 쐴겸 갔다가 포상에서 삐-소리가 나는데 이를 확인하지 않고, 모습 또한 보이지 않길래 이상하게 여겨 가봤더니 설마했던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관함 위에 앉아서 자는 것은 정말 꼴보기 싫다. 주의를 줬었음에도 지난번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이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이번에는 한술 더 떠서, 해는 중천에 떴는데 무장은 제다 해제하고 앉아 기대서 정신모르게 자고있다. 검열시에 절대 하지 말아야 될 항목 중의 하나(총 6가지)라 이것만큼은 하지 말것을 병사들에게 이미 말해 뒀고, 만약에 그런모습을 보일 경우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 앞서 여러 차례에 걸쳐 언급하여 공감대를 이미 형성시켜 놓은 상태였다.
서열로 볼 때 후임인데 근무는 선임근무로 섰다. 후임근무였다면 당연히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경험도 없는 놈이 선임근무 섰다고 그러는 것이 아주 꼴불견이고 못마땅하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허울 좋게는 어떻게 교육을 해서 재발하지 않고 주의하도록 하는 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까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렇게 좋게 말해서는 그런 교육효과는 바랄 수 없다.
전에도 이야기한 바가 있는데 평상시에는 웬만해서는 화를 내지않는다. 유머를 자주 쓰고 잘못을 해도 사소한 것은 빗대어서 알 수 있도록 지적한다. 그러다가 크게 잘못을 하여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호되게 꾸짖는다. 어감을 쎄게 강조하기 위하여 육두문자와 거친말로서 꾸짖기도 하고, 쥐어 패기도 한다.
평상시에는 이런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다가 이런 상황에서 돌연 화내며 무섭게 대하면 인원들도 아, 내가 정말 크게 잘못했구나, 보통상황이 아니구나, 라고 인식하여 크게 받아들인다. 바짝 긴장하고 마음을 졸이게 되어 있다.
처음 임관해서는 학교에서 배운 것과 야전의 현실이 달라서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기대치는 높았지만 병력들은 엉뚱한 짓을 많이해서 화도 많이 냈었고, 사소한 것까지 지적을 하고 바로잡았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말도 여러번하면 쓰다. 처음에야 자극이 되지, 여러번 들으면 내성이 생겨 무디어지게 되어 있다.
그리고 지휘자가 안달복달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차분하되 냉정하게 완전군장 결속해. 저기 돌아라고 지시하는 것이 더 좋다.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좋다. 하지만 냉정하게 대하는 것은 좋다. 평상시라야 유머와 농담을 주고 받기고 하며 재밋게 생활하더라도 말이다.. 이것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체득한 것이다.
호되게 꾸짖은 뒤에 완전군장을 돌리고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하면된다. 음주운전을 경찰관에게 적발되었을 시, 형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한번만 봐줄 수가 없고 이미 만들어져 운용되는 법의 틀대로 진행될 수 밖에 없듯이, 군대도 마찬가지다. 군법이 존재하고 규정이 있다. 이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을 시엔 법의 적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법이란 사회 공동체의 합의에 의해 이미 만들어졌거나(내가 태어나기 전에 만들어진 것일지라도 따라야 한다),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비록 사회 구성원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만들어 사회구성원 하나하나의 의견을 전부 표방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 각기 의원들은 각기 구성원들로부터 선출된만큼 충분히 대표한다고 간주한다.(문제점은 있다. 정치를 잘하는 사람, 가장 합리적이고 좋은 사람이 의원이 되어야겠지만 누가 가장 좋은지 평가하기 어려울 뿐더러 좋은 사람보다는 인맥이 넓고, 돈 많고, 선거유세 잘하는 사람이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초급지휘자는 군법과 규정에 대해서 숙지하면 좋다. 이 경우는 영창 15일에 버금가는 행위다. 부하를 사랑과 정성으로 지도 및 지휘해야겠지만 잘못을 했을 때는 호되게 꾸짖어야 한다.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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