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6일 금요일

유머는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마법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하는 병사가 한명 있다.
과연 운동을 꽤 한 탓인지 팔근육이 많이 늘었다.
윗 내의만 입고 있는 모습이 보이길래 지나가는 말로, 사뭇 진지하게, 야, 너 이 자식. 요즘 약(헬스보충제)먹지?! 아닙니다. 아니긴. 볼때마다 근육이 커지고 있어. 임마 약먹고 키운 근육은 가짜근육이야.
그러니까 웃으면서 아닙니다 소대장님. 저는 약같은 거 먹지 않습니다라고 한다. 내심 기뻣을 것이다. 농담(유머)를 섞어 자연스럽게 팔근육이 좋다라고 칭찬을 했고 본인은 운동한 효과가 있음을 느껴서 즐겁고 더욱 더 열심히 운동을 할 것이다.
내일 전역하는 병사가 .지를 들릴 예정이다. 그러면 손.석씨라는 호칭을 쓰면 부하들이 기분좋게 웃을 것이다.
나는 내 부하들을 이끌면서(지휘) 틈나는 대로, 적절한 상황을 만나면 빠트리지 않고 유머와 재치있는 말로 부하들이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아니 이는 부하들을 위해서라기보다 내가 더욱 즐거워서다.
지적을 하자면, 미흡한 부분이 어디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병사들이야 군대를 오고 싶어서 온 놈들이 몇이나 있겠나. 와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생하는 것이고 고맙다. 눈높이를 맞추되 내 눈에서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에서 맞추려고 노력한다. 때로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일도 없지 않아있다.
지난 번에도 이야기를 한 부분인데, 이렇게 군대에서건 사회에서건 사람간에 유머를 사용하면 매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한번 잘못을 할때 크게 꾸짖을 수 있는 것도 평상시 유머를 통해서 상호간 좋은 관계와 신뢰가 쌓여 있어야 가능하다. 한번 꾸짖기 위해서는 그보다 몇배는 많이 좋은 말이나 유머를 해 줘야한다.
꾸짖을 때에는 잘못한 그 행위만 꾸짖는다. 평상시에 유머를 자주 사용하고 화는 좀처럼 내지 않고 사소한 잘못을 하는 경우에는 빗겨서 지적을 하면 대부분의 부하는 그것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채고 자신의 잘못을 고친다. 이렇게 해오다가 한번 큰 실수를 했을 때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사소한 것, 큰 것을 구분없이 아무때나 부드럽게 유머를 부릴 정도로 관대하지 않다. 잘못을 해도 그저그러려니 허허하고 있으면 나중에는 선을 넘어버리기 일쑤다. 꾸짖고 얼차려를 주는 이유가 다음에는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또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정신을 차리도록 하는 것이다. 큰 잘못을 했을 경우에는 이를 위해서 마땅히 혼줄이 날 정도로 꾸짖되, 다만 그 인격체가 아니라 그 행위자체만 꾸짖는다. 나는 왠만해서는 화를 내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없지만 한번 단단히 정신이 들도록 만들자라고 마음 먹으면 크게 꾸짖고 얼차려를 주는데, 그렇게 하고 난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물론 뒤돌아서서 바로는 적절하지가 않고 어느정도 식을 시간은 충분히 둔다.) 또 유머를 구사한다. 유머도 사용할 버릇을 들이니까 어느 상황이든지 유머를 찾으려고 머리가 돌아가고, 그 유머의 소재를 찾으면 바로 사용한다.
군조직에서도 유머와 칭찬에 대해서 관심도가 높고 지휘통솔에 활용하라고 적극 권장하는 추세이다. 이는 군뿐만 아니라 사람있는 곳 어디건 통하기 마련이다. 딱딱한 인간관계, 밋밋하고 푸석푸석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유머를 적극 사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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